메모장
산책과 반성
람본이
2018. 3. 17. 01:13
얼마 전에 가볍게 산책을 나갔다
마트 앞에서 신호를 기다릴 때
앞에서 할머니 두 분을 보게 됐다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지
깊은 주름은 연신 웃음 지으며
주변을 환하게 만들었다
뒷짐 진 주름손에
곱게 쥐어진 튀긴 닭
누군가 먹을 그 닭에는
우리 부모님들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긴듯 했다
숱한 세월 풍파 속에서도
자식 하나만을 위해
내것 다 나누어 주시던
우리네 부모님은
당신 부모님이 주었던 사랑을
다시 내리고 있었던 것이었을까
그냥 문득
누군가의 어머니를
누군가의 할머니를 보고
느껴지는 생각에 나는
나의 어머니를 아버지를
나의 할머니를
생각하고 말았다
평생 그 흔한 좋다는 것 못해본
우리 가족이 생각났다
세상에
이리도 이기적일 수 없다
내가 누리는 모든건
누구의 것이었을까
헌신적인
우리 가족이 생각난다
헌신적이라는 말은
파괴적이고 지독한
강요의 단어다
나는 오늘도 죄책감을
생각하고 말았다
오늘도 무게의 무거움을
느끼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