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장
[새벽감성] 비
람본이
2018. 3. 20. 07:56
비가 온다
나는 오늘도 우산을 챙긴다
낡고
어디 한 군데는
이미 휘어서
게으름이 녹 마냥
더덕더덕 붙어있는
우산을 챙긴다
비 좀 피하려
낡은 우산에
몸을 욱여넣고 움츠린
내 모습이
우습다
거 비 좀 맞는다고 죽나
싶었는데
움츠리기 싫었는데
비맞고
감기가 걸렸다
감기는
명예로운 훈장마냥
내 몸에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목도 머리도
아팠지만 나는
기분이 좋다
움츠리기 보다
비 맞고
이 녹슨 우산
차라리 치워버리고
감기나 걸리는게
낫겠다
낫다
비 맞고 그냥
웃는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