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좀처럼 소설을 읽지 못한다.
가짜라는 생각에 어차피 읽어봤자 몰입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집에 책장에 꽂혀있던 '좀머씨이야기'는 내가 몰입해서 읽은 소설중에 속한다.
내가 읽을 수 있는 소설책은 단 한가지 조건이다.
진짜 있을 것 같은 얘기.
좀머씨는 정말 주변에 있을 것 같은 사람이었다.
캐릭터는 요상하다.
매일 걸어다닌다.
지팡이를 들고 말을 하지않고 계속 걷는다. 텅 빈 배낭을 짊어지고 말이다.
걸음의 속도는 항상 빠르다. 누군가가 쫓아오는 것 처럼 그는 급하게 항상 어디론가 가고 있다.
그런 좀머씨를 주인공은 항상 관찰하고 있지만 좀처럼 말을 하지 않는 좀머씨이기 때문에 더 알 수가 없는 사람이었다.
그러면서 주인공은 내리막길에서 뛰어서 내려오면 날 수 있을 것 같이 가벼운 소년에서 더이상 나무타기를 하지 않는 청년으로 성장해 나간다.
사랑도하고 갈등도 생기고 일상이 흘러가는 와중에도 좀머씨는 항상 자신의 길을 갔다.
항상 쫓기듯이 혼자말을 하며 구불구불한 지팡이를 짚으며 앞으로 전진했다.
좀처럼 듣기힘든 좀머씨의 말이라 그런지 그의 말을 임팩트가 있다.
"그러니.. 나를 좀 제발 그냥 놔 두시오!"
좀머씨는 자신을 외부와 차단을 했다.
결국 그는 그러다가 사라졌다.
"밀짚모자만이 동그마니 물 위에 떠 있었다. 그리고 무지하게 길게 느껴지던 30초 혹은 1분이 지난 다음 몇 개의 물방울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을 볼 수 있었을 뿐 더 이상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밀짚모자만이 아주 천천히 남서쪽을 향해 떠내려 가고 있었다. 나는 그것이 어둑어둑한 원경으로 사라지기 전까지 오랫동안 그것을 쳐다보았다"
마지막까지
그는 자신과 외부를 분리하였다.
이렇게까지 철저하게 파트리크 쥐스킨트가 외로운 인물을 설정한 것을 왜일까?
그리고 그렇게 특이한 사람이지만서도 읽으면서 실제로 있을 수도 있다고 느낀 나도 신기하게 느껴졌다.
어쩌면 좀머씨는 외부의 관심과 관계로부터 도망치고 싶어하는 나의 모습을 극대화 한 캐릭터는 아닐까?
주변의 관심이 부담스럽고 나만의 길만 부랴부랴가고싶은 나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소설책에 나오는 주인공이나 주변 마을 주민들처럼 나도 혼자인 사람을 더욱 주시하고 주시하게되지만 사실 좀머씨의 성격도 나의 안에 있는 성격중에 하나일 수도있다고 생각한다.
남들의 시선을 피해서 앞으로 전진전진하는 모습.
그러한 과정에서도 굉장히 힘들어서 끝내고 싶어하는 모습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우울한 생각이 들기도하지만 다행히도 이 책의 삽화는 너무도 사랑스럽다.
내가 사랑하는 장자끄상뻬의 삽화이기 때문이다.
너무너무 귀엽고 예쁘다.
특히 첫장면에 나오는 주인공이 내리막을 뛰어 내려오는 장면은 1년넘게 나의 휴대폰 배경으로 설정이 되어있다.(아직도 되어있음)
장자끄상뻬 너무 팬이라서 상상마당에 놀러갔을 때 일부러 표를 예매하고 전시를 즐겼었다.
뉴욕과 파리에서의 그림이 느낌이 많이 달랐는데 또 소설책의 삽화의 그림을 보자하니 너무 따뜻하고 러블리했다.
나도 좀머처럼 쓸쓸하게 지낼때가 많은 데 보이는 할아버지 할머니들 대신으로 봉사활돌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빨리 계획세우고 움직이면 좋을텐데 그렇게 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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