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보다 먼저 영화로 접했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다.
제목부터 일본감성이 물씬 풍기는 기분이었다.
도대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평소 소설은 잘 읽지않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한번도 읽어본 적도 없었고 영화도 한번 보았기때문에 스토리를 잘 따라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소설을 읽게 되었다.
나미야 잡화점에는 나미야 유지씨가 있다. 잡화점은 옛날 문방구처럼 많은 물건을 파는 곳이다.
이 곳의 특별한 점은 나의 고민을 적고 가면 고민에 대한 조언을 나미야씨가 해준다는 것이다.
가벼운 고민은 쪽지로 답변을 적어서 잡화점에 있는 게시판에 공개적으로 붙여두지만 혼자만의 깊은 고민은 편지로 적어서 보낸다.
늦은밤 나미야잡화점이 셔터를 내린 후 셔터 중간의 작은 칸에 편지를 넣어둔다.
나미야씨는 항상 이 고민에 대한 해결을 위해서 노력하는 것 같았다.
답변만 보아도 알 수가 있다.
초등학생이 와서 시험을 못봐서 어떻게 100점을 받을 수 있을 것인지 적어두고 갔다.
나미야씨는 이렇게 대답해주었다.
선생님께 너에 대한 시험을 내달라고 해라. 그렇다면 너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너이기에 어떻게 답을 해도 100점일 것이다!
해결안을 적어 게시판에 붙여둔 것을 보고 학생의 친구는 이게 뭐냐며 불만을 토했지만 해결을 의뢰한 학생은 미소를 띄웠다.
그는 결국 나중에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었다. 그래서 자신에 대한 시험을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100점을 주는 선생님이 되었다.
이렇게 나미야씨는 마을사람들에게 크고 작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었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나미야잡화점은 사정으로 인해서 문을 닫게 되었다.
그러던 와중에 빈집털이를 하던 3명의 고등학생들이 나미야 잡화점에 들어오게 되었다.
무언가 훔쳐가기 위해서 온 문제아들은 셔터안으로 편지가 들어오는 것을 보게 된다.
편지를 읽으면서 이상한 점을 몇가지 느끼게 된다.
"어제가 존레논의 기일이었다니!"
무슨 말이지?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그들은 나미야씨처럼 답장을 적어준다.
하지만 나미야씨처럼 따뜻하지만은 않았다.
아직 학생이지만 바깥에서 힘들고 거칠게 겨우겨우 살아오던 이들이라 굉장히 시니컬하게 답장을 적는다.
답장을 읽게된 의뢰인은 실망을 하게 되지만 계속해서 자신의 일을 이어나간다.
가업을 이어나갈지 노래를 계속해도 되는 것인지 고민이라고 적어두긴하였지만 그의 가슴에는 이미 노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한 사람이었다.
노래에 대한 희망을 끊지않는 그에게 학생들은 계속해서 현실적으로 생각하라고 조언을 하다가 그럼 노래를 들어달라고 의뢰인이 나미야잡화점의 셔터밖에서 연주를 한다.
하모니카 연주였다.
이 노래를 들은 학생들은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모든 사람이 아는 노래였기 때문이다. 너무 놀라서 얼른 노래를 포기하지말라고 말하기 위해 이들은 셔터밖으로 의뢰인을 찾아 나갔지만 이미 밖에서는 그를 찾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이유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말하지 않겠다. 이러한 상황으로 추리를 해나가고 상상을 해나가는 재미가 있는 책이기때문이다.
그렇게 직접말해줄수 없는 상황이 되자 급하게 다시 편지를 쓰고 그의 삶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렇게 한명, 두명, 다섯명 점점 더 그들은 나미야잡화점에 자신의 고통스러운 고민을 털어놓는 이들에게 여러 조언을 해준다.
시니컬한 조언의 방법은 바뀌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게 된 것이다. 자신들이 이미 알고 있는 부분을 십분활용해서 의뢰자들에게 조언을 계속해서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생들이 자신들도 다른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삶에 대한 생각이 변화가 된다.
남들을 해하고 남들의 물건을 훔쳐서 나혼자 먹고살자가 아니라 주변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을 느끼게 된 것이다.
빈집털이를 하는 이들도 이웃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니까 변하게 되었고 비록 좀도둑의 조언이지만 그들의 조언으로 인생을 크게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웃과 주변사람들에 대해서 서로 더 관심을 가지고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 나미야 잡화점이 문을 닫더라도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시간과 공간을 오가는 편지 속에서 서로에게 도움과 감동을 주는 나미야잡화점의 이야기는 나혼자 앞으로 어떻게 살지?라는 생각밖에 안하는 나에게 좀 더 넓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나보다 더 힘든 사람도 있고 더 여유로운 사람도 있지만 알게 모르게 서로 영향을 끼치고 있을 것이다. 좀 더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서로 함께 잘 될 수 있다면 더 좋은 삶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학생때만 해도 함께 더불어서 생활하고 사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부터 나 혼자만 생각하게 된 것 같아서 씁쓸하기도 했다.
나중에 더 잘되면, 더 여유로워지면이 아니라 나미야 잡화점의 좀도둑 학생들 처럼 나도 당장부터 가능한 일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들도 자발적으로 한 것이기 보다는 우연하게 발단이 된 것이긴 하지만 나도 이제 알았으니 알아서 더 주변을 살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의 스토리는 뒤로 갈 수록 나미야잡화점과 좀도둑학생들, 의뢰인들과의 거리가 점점 더 좁아지게 된다.
그 상황속에서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 더 재밌어 지는데 책속에서 그 즐거움을 찾아보기를 바란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항상 스릴러나 살인사건, 인물들의 심리묘사에 굉장히 능하다고 알려진 작가인데 이번 나미야 잡화점의 이야기를 보고나니 글에 대한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은 작가인 것 같다.
무라카미하루키 에세이의 팬으로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나와 취향이 멀다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을 엎게 해주는 소설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였다.
오고가는 편지속에서 서로를 생각하고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한 따뜻한 마음이 책을 읽고나서도 남아있는 것 같아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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